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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 중에 가장 마음 아픈 날>

<일년 중에 가장 마음 아픈 날>

 

 

 

 

 

 

 

 

 

 

<일년 중에 가장 마음 아픈 >

 

Father's Day 라고 아이들이 이런 저런 감사를 전한다. 그런데 나는 2010년 후부터 이날이 제일 아픈 날이 되었다. 함께 사역하던 파니 전도사가 무당의 총에 맞아 죽었기 때문이다.

파니 전도사는 드롱콥에서 나와 함께 개척을 하다 개척한지 8개월 만에 만 2 년된 아이가 전기도 물도 없는 곳이다 보니 병에 걸려 먼저 천국을 갔다. 그리고 사역이 무르익어 안수를 받기 얼마 전에 지금도 있는 교회 바로 앞 무당의 사주를 받은 사람을 통해 총에 맞아 순교하였다.

 

한 사역자가 개척을 위해 들어갔다가 4명 중에 두 명 죽고 사모와 딸 한 명이 남아 겨우 살아가고 있다. 교회에서 정해진 격려금을 주었지만 남편만 바라보고 살아온 아이와 사모에게는 이 땅은 매일이 지옥일지 모른다.

그 후로 아이의 학비와 생활비를 내가 도와주고 있다. 작은 삶의 도움이라도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그렇게 하고 있다. 아마 앞으로도 내가 선교지에 있는 한은 그렇게 할 것이다.

 

그런데 Father's Day 가 되면 어김없이 우리 아이들이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그러나 나는 이 사건 이후에 이 날이 가장 마음이 아픈 날이 되었다. 누군가에는 가장 자랑스런 아버지가 누군가에게는 가장 아픈 날이 될 것임을 알기 때문이다.

 

더욱이 어떤 자녀에게는 가장 자랑스런 아버지가 또 어떤 자녀에게는 가장 미워하고 싫어할 수 있는 아버지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물론 사모와 아이는 나를 늘 귀하게 여기고 친근히 대하지만 나는 늘 그들 앞에 미안한 마음을 가진다. 나와 함께 사역을 하다 그들의 자녀이자 동생 그리고 남편이자 아버지가 먼저 천국을 갔기 때문이다.

 

어느 순간 나에게는 다른 기준이 생겼다. 나의 자녀에게 자랑스런 아버지가 되는 것은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일이지만 다른 어떤 사람에게도 자랑스런 아버지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나의 자녀에게야 늘 뭔가를 책임지도 도와주고 보살펴주는 자리에 있으니 존경과 사랑의 대상이지만, 또 누군가에게는 그렇지 않음을 알기에 나는 늘 Father's Day 가 부끄럽고 죄송하다.

 

이 마음이 평생을 갈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그들의 생활을 책임지고 내년이면 대학을 가는 그 아이의 학비까지 조금씩 준비를 하고 먼저간 아버지를 대신하려는 마음으로 살지만, 우리 아이들이 나를 부르는 아버지라는 단어 앞에 나는 늘 이날이 아프고 힘든 날이다.

 

나의 자녀에게 좋은 아버지가 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와 함께한 어떤 사람들에게도 좋은 아버지로서 자신이 있느냐는 것에는 늘 머리가 숙여진다.

나는 돌봐야 할 사역자와 그 가족들이 수 십명이 넘는다. 사역자들의 자녀들 앞에 아버지라는 이름으로 늘 부끄럽다.

 

내 자녀에게도 좋은 아버지가 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와 함께한 나의 사역자의 자녀들에게도 당당한 아버지가 되어야 함이 내 인생에 남은 큰 숙제다.

 

매년 오늘은 나에게 가장 아픈 날이다.

Pastor Seo

Pastor S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