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
죽음을 깊이 이해하지 못하는 자에게 십자가는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한 또 하나의 길일 뿐이다.
죽음과 가깝다고 느끼는 것 만큼 십자가를 선명하게 이해하게 된다.
죽음의 깊고 어두움을 아는 자만이 십자가 너머 부활을 소망하게 된다.
죽음을 알지 못하면 십자가를 알지 못한다.
십자가의 깊이는 죽음에 대한 이해의 깊이 만큼이다.
죽음을 가르치지 않고 십자가를 이해시키려 한다.
복음이 가벼워지는 이유다.
우리가 알아야 하는 것은 십자가가 아니라
죽음에 대한 이해가 먼저다.
죽음이 전제되지 않는 십자가는
모래 위에 쌓은 성과 같은 것이다.
십자가 전에 죽음이 보여야 한다.
그것이 복음이다.
그런데사람들은 죽음을 애써 외면하려 한다.
그래서 십자가를 선명하게 보지 못한다.